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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살에 대한 언론의 침묵

5월 21일은 시민군이 광주에서 계엄군을 몰아낸 날이었다. 조선일보는 이날에도 광주 항쟁에 대해 일언반구의 보도도 하지 않았다. 같은 날짜 사설로 전통불교의 현대화라는 제목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내용을 보도했다. 반면에 동아일보는 19일부터 5일 동안 사설을 뺀 채 신문을 발행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조선일보는 5월 22일자 지면에 ‘광주 사태’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광주 일원 소요 사태>(1980.5.22)
계엄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광주지역 소요가 극심한 난동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상은 전국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서울을 이탈한 학원소요 주동 학생 및 깡패 등 현실 불만세력이 대거 광주에 내려가 사실무근한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퍼뜨린 데 기인됐다고 했다.

1면 사이드기사 <광주 일원 소요 사태>와 관련된 기사들은 온통 왜곡 날조된 계엄사의 발표로 가득했다. 현장의 소식과 상황은 아예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조선일보는 그 기사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계엄사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같은 날 <고정간첩 침투 선동>이라는 제목으로 '광주 항쟁'을 왜곡 보도했다.

조선일보<고정간첩 침투 선동>(1980.5.22)
지난 18일 수백명의 대학생들에 의해 재개된 평화적 시위가 오늘의 엄청난 사태로 확산된 것은 상당수의 타 지역 불순인물 및 고첩(고정간첩)들이 사태를 극한적인 상태로 유도하기 위하여 여러분의 고장에 잠입, 터무니없는 악성 유언비어의 유포와 공공시설 파괴.방화.장비 및 재산약탈 행위 등을 통해 계획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 선동하고 난동행위를 선도한데 기인된 것입니다.

이 기사들은 마치 광주시민들이 일방적으로 군경을 공격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것도 서울에서 내려온 학원소요 주동 학생들과 깡패들이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광주시민들을 날뛰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계엄사령관은 북한의 간첩과 불순인물들이 광주 항쟁의 배후인 것처럼 현혹하고 있다. 18일 공수부대의 과잉진압으로 시작된 광주 학살의 과정은 계엄사에서 지목한 유언비어가 오히려 사실에 부합하거나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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