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월 7일 입국한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북한지역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소련은 1월 22일 그것을 거부한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그런 상황에서 김구는 1월 28일 유엔위원단에 보낸 <의견서>를 통해 단독정부를 반대함을 명확히 하면서 남북지도자회의를 소집하라고 요구했다. 이승만세력 및 한민당과 완전히 다른 정치적 노선을 걷겠다고 다시 한 번 밝힌 것이었다.
한민당을 대변하는 동아일보는 2월 3일자 1면 머리에 오린 사설<총선거를 단행하라>에서 김구에게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유엔 결의에 의한 총선거 실시에 반대하는 3대 집단이 있다는 것이 조위의 협의와 제출문서를 통하여 나타났으니 제1은 공산파요 제2는 중간파요 제3은 법통파다. 소련의 맹우로 자처하는 비민주적 독재주의 신봉자들이 소련의 보이콧에 추종하여 남한의 총선거는 단서이니 단정수립이니 하고 반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하던 바이었거니와 유엔 결의를 지지하는 듯 아니 하는 듯하면서 요컨대 총선거를 연기하려는 점에 있어서 공산파와 호흡을 맞춘 중간파는 또 한 번 그 고묘한 줄타기를 보여주었고 민족 진영의 중견적 존재로 자위하던 법통파가 그 법통에 연연한 나머지 민주적 총선거를 반대하여 군정을 연장하려 하고
동아일보가 이 사설에서 말하는 ‘법통파’는 김구가 이끄는 임시정부 세력을 가리킨다. 1920년 창간 이래 동아일보가 일정한 기간을 빼고는 ‘친일 매국’에 몰두하던 때 김구와 임시정부 구성원 대다수는 목숨을 걸고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분투했다. 그런데 해방이후에도 김성수를 비롯한 친일파가 경영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동아일보는 위의 사설에서 법통파를 비난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중간파’를 “공산세력에 추파를 던져 좌우에서 지지를 받으려 하는 기회주의 집단”이라고 매도한다.
동아일보가 대변하는 한민당이야말로 친일파와 대지주, 어용적 지식인들이 주류를 이룬 기회주의 세력의 대표였다. 그런데도 동아일보는 분단의 길로 치닫는 한민당은 ‘애국애족’하는 집단이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켜온 임시정부 세력은 ‘반민족적’이라고 비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