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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복국집모임에 대한 괴상한 인식

1992년 12월 16일 사설<관권 버릇>은 초원복국집 모임이 “공식적인 대책회의라기보다는 김기춘 전 법무장관의 초대에 응한 회동이었을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들이 두 가지 잘못을 저질렀음을 자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관권버릇>(1992.12.16 )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안기부‧기무사 책임자들의 행적까지 그대로 노출 된 점이다. 정부기관 책임자들의 언행이 일반인에 노출돼 녹음 상태로 공개됐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 사건에서 정보기관 책임자들이 관권선거 모의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보다도 그들의 행적이 노출된 것이 더 문제일 수 있다는 괴상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공권력을 동원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방법으로 파렴치한 부정선거를 모의한 사건을 불법적이고도 반인륜적인 도청 사건으로 둔갑시키는 조선일보의 신공이 선거 당일인 12월 18일자 사설<부산 모임과 도청과>에서 여지없이 발휘됐다.

조선일보<부산모임과 도청과>(1992.12.18 )
부산의 기관장 모임과 이들 대화를 속속들이 녹취한 도청 사건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병폐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두 측면을 지니고 있다. 기관장 모임의 대화 속에서 그들 기존의 실권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리를 더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사고에 젖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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