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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애국기 헌납 운동'을 광고해준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1932년 2월 22일자 3면에 <애국기 조선호 헌납에 관한 건>이라는 돌출광고를 내보냈다.

동아일보<애국기조선호헌납에 관한 건>(1932.2.22)
근래 조선 각지에서 비행기 헌납의 의론이 대두하는 것은 국민 일반의 애국심의 발로이므로 국가를 위하여 진실로 경하함을 마지아니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군용비행기는 가장 저렴한 것도 1기에 67만 원 가량이요 우수기는 13만 원 이상 20만 원에 미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유력한 단체 또는 부호의 힘이 아니면 독력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애국의 열성에 타는 인사가 조선군사령부 애국부에 대하여 편달하시는 의미로 문의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 무렵은 일제가 ‘상해 사변’을 일으킨 뒤 20여 일이 지나면서 일본군과 중국군 양쪽에서 수십만의 사상자를 내던 시기였다. 국제 연합은 긴급총회를 소집해서 휴전을 시도했지만 일제는 온갖 핑계를 대고 불응했다. 신문 광고는 광고주가 돈을 내고 광고면을 사는 거래 행위이다. ‘광고’라고 명시한 것을 보면 동아일보가 자발적으로 실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제 군부가 조선 내의 친일단체나 친일부호를 선동하여 비행기 헌납운동을 벌이고 있는 줄 알면서 광고지면을 허용한 것은 이 운동에 적극 협조했다고 볼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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