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을 비난하는 동아일보
1996년 8월 연세대가 있는 서울 신촌은 전쟁터였다. 8월6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13~15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초청장을 전달하기 위해 소속 대학생 2명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문제에서만은 ‘주사파 척결’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하던 동아일보는 8월 10일자 사설<한총련의 과대망상증>을 통해 즉각 한총련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총련이 또다시 정부와 국민을 무시한 ‘통일 소동’을 벌이고 있으므로 그들의 과대망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소영웅주의에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북한과 마음대로 서신을 주고받고 멋대로 국경을 넘나들고 북한의 대남전략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여 통일운동을 전개할 권리와 자격을 허용한 사람은 더욱이 없다(중략)관용과 설득에도 한계가 있다. 학생이라는 신분이 더 이상 범법자의 도피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8월12일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연세대 정문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전경 8명, 학생 30여명이 부상했다. 동아일보는 13일자 39면에 <한총련 500명 격렬 시위 신촌 교통마비 큰 불편 화염병…최루탄…시민 고통>등 시민의 불편을 강조하는 제목을 붙여 기사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