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당의 입장을 맨 앞에 내세운 동아일보

좌우합작위원회에서 좌익과 우익 대표들이 합의해서 결정한 ‘7원칙’이 실시된다면 먼저 남쪽에서 북쪽에 대해 민주주의임시정부를 수립하자고 제의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남과 북의 인구 차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장벽이 높겠지만, 미군과 소련군이 분할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최선의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좌우합작위원회에 대표를 보내서 ‘7원칙’에 합의하도록 한 한민당은 “모호한 점들이 많다”는 이유로 즉각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동아일보는 10월 9일자 1면에 실은 기사<7원칙과 각계의 반향 / 탁치 반대를 재천명 / 한민당>에서 한민당의 입장을 맨 앞에 내세웠다.

동아일보<원칙과 각계의 반향>(1946.10.9)
소위 합작 7원칙 중 중대한 몇 가지 정책에 대하여 모호한 점이 있는 것은 유감이다. 10제1조에 있어서 “3상회의 결정에 의하여 민주주의임시정부 수립을 기함”운운한 것은 한민족의 치명상인 신탁통치 문제에 대하여 하등 언급한 바 없으므로 본당은 이에 전 민족적 총의를 대표하여 신탁통치 반대의 태도를 재천명하는 바이다.

집행부는 물론이고 핵심적 당원들 가운데서도 지주게급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민당은 토지개혁에 대한 정책으로 ‘유상매수, 유상분배’를 주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좌우합작 7원칙에 따라 유상매수, 무상분여가 이루어진다면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헐값으로 정부에 넘어가 무상으로 농민들에게 분배될 것이 분명했으므로 ‘국가의 재정적 파탄’과 ‘농민의 소유권 부정’을 구실로 7원칙 자체를 거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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