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도'로 보도된 광주 시민
5월 23일부터 조선일보는 광주에서 임시취재반의 이름으로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 날짜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은 <광주사태 수습 기미>이다. 그러나 내용은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하면서 '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5월 18일자 부터 22일자까지 사회면(7면)에 실린 기사들은 날짜별로 상황을 보도했으나 광주시민들의 저항을 '폭동'으로 전하고, 진압군의 잔악행위는 '유언비어'로 소개했다.

22일 현재 군과 경찰이 전남도청에서 철수한 뒤 광주시는 일부 무장한 폭도에 의해 장악되어 행정은 완전히 마비됐다.(중략)폭도들은 경찰서와 예비군 무기고에서 총기와 탄약을 탈취, 무장하고 광주시청, 전남도청 등 주요 공공건물을 차례로 점거하는 한편.
조선일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짜 2면 사설<내각에의 절실한 기대>은 새로 들어선 박충훈 내각에 '광주사태'의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며 "국민적 협조로 이 난국을 타개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군중들은 각처의 무기고를 습격하여 무장화한 채 대치 중이라 하니 지난달 사북 사태 이상의 심각하고 우려할 사태가 국토의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압군의 잔학행위에 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이 광주 항쟁을 사북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