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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반민족 행위'사죄하지 않은 복간호

1945년 11월 23일 조선일보 복간호가 나왔다. 1940년 8월 10일에 폐간된 지 5년 3개월 13일 만에 같은 제호로 발행을 한 것이었다. 지령은 폐간호의 6932호를 이어받아 6924호로 했다. 자체 인쇄시설이 없어 서울신문(옛 매일신보)의 윤전기를 빌려 타블로이판 2면 짜리 복간호를 찍어냈다.


복간호 1면 머리에는 <속간사>가 올랐다. 이 글은 조선일보가 일제강점기에 ‘천황 폐하’에게 극도의 아부와 찬양을 한 일, 그리고 중국침략전쟁을 비롯한 동아시아 ‘정복’을 정당화한 사실에 대해 어떻게 자체 평가를 내리면서 ‘새 출발’을 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길더라도 전문을 읽어보는 것이 조선일보가 그때부터 68년 동안 걸어갈 길을 살펴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복간호>(1945.11.23)
만천하의 환호와 기대 소개에 조선일보가 오늘부터 속간된다. 3천만 동포가 못내 사랑하고 열렬히 지지하는 조선일보가 조선의 자주독립의 큰 물결에 따라 오늘부터 역사적 재출발을 하게 되었다. 1940년 8월 10일 당시 총독부 측의 횡포 무쌍한 탄압에 의하여 눈물을 머금고 강제폐간을 당한이래 어언 5개 성상, 그간 조선에는 참으로 우리 겨레의 복지를 위한 언론은 일언쌍구도 있을 수 없었다.

이 글이 “만천하의 환호와 기대 속에 오늘 조선일보가 속간된다”로 시작되는 것은 상투적 어법이라 친다 하더라도 과장이 너무 심하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일보가 저지른 친일·반민족 행위를 뚜렷이 기억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신문이 어느 날 갑자기 되살아나는 것을 기뻐하며 기대를 걸었겠는가?


<속간사>는 “총독부 측의 횡포 무쌍한 탄압에 의하여 눈물을 머금고 강제폐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40년 8월 10일자 1면 사설로 실린 <폐간사>의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조선일보는 신문 통제의 국책과 총독부 당국의 통제 방침에 순응하여 금일로써 폐간한다”고 <폐간사>의 머리에 밝히지 않았는가? 그 당시 총독부의 강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폐간했다면 <복간사>에 그 경위를 자세히 밝혀야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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