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문화를 바꾸자’는 조선일보의 캠페인은 계속되었다. 5월 2일자 사설<어느 경정의 좌절>은 전날 사표를 낸 마포서 경찰간부를 끌어 들였다. 그 간부가 “학생들과 경찰이 원수처럼 화염병·최루탄으로 맞서는 지금의 시위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경들에 대한 작금의 평가는 그러한 인과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만 내려지고 있는데 대해 더 이상 경찰관 노릇을 못할 지경이 되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다수 국민과 시대의 대세는 화염병 그룹과 쇠파이프 그룹 등 양극의 소수파와는 달리 평화적 민주개혁의 길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다. 그런데 마치 이 대세를 깨뜨리기나 하려는 듯이 화염병은 쇠파이프를 부르고 쇠파이프는 화염병을 부르는 식으로 서로가 상대방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양상으로 오늘의 우리 상황은 또 다시 격화되고 있다.
강경대의 죽음과 관련해 공안통치 종식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대학교수들을 비판하는 <교수들만은 그래선 안 된다>라는 사설을 실었다.

적어도 대학교수들이라면 학생운동의 소수파적 편향성과 격렬성을 따끔하게 나무라면서, 또 한편으로는 권력 측의 일련의 비리와 경직성도 권위 있게 힐책하면서 우리 사회의 합리적 민주개혁의 위상으로서의 지적 중심권 구실을 톡톡히 했어야 옳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