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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망명에 대한 동아일보의 이상한 논조

동아일보는 1960년5월30일에 <이 박사의 망명>이라는 사설을 실었다.

동아일보<이박사의 망명>(1960.5.30 )
이승만 전 대통령 부처는 29일 이른 아침 표연히 망명의 길을 떠났다. 두말 할 것도 없이 4·26혁명 성취와 함께 이 박사의 하야는 10유2년동안 자유당 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얼마만치 진통제적 안도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가 하야성명을 한 뒤 경무대로부터 이화장으로 우거를 옮긴 이래 오늘에 이르는 월여 동안, 그의 노후를 편안히 주접케 한 것도 실상인즉 우리 국민들의 금도가 그만치 관대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된다.

이 사설은 앞과 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설의 앞부분에서는 이승만이 “타의에서거나 자의에서거나 악의 씨를 뿌릴 대로 뿌려 병균이 만연될 대로 만연된 이 땅을 떠났다는 것은, 어느 의미로 보나 불행 중 다행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무엇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뜻인가? 그 ‘해답’은 곧 이어 나온다. “몰지각한 일부 정상배가 복고 망계에 사로잡혀”온갖 잡음을 퍼뜨리고 있는 판에 그가 ‘망명’을 떠나버렸으니 유언비어가 ‘일소’되었으므로 ‘다행’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야말로 4월 혁명의 이념과 본질을 완전히 망각한 치졸한 ‘애국심’에 불과하다.


동아일보 사설은 이승만의 망명(실질적으로는 해외 도피)은 다행이라고 서둘러 결론을 내려놓고 나서 뒷부분에서는 김구 암살사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죄상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정법으로 엄중한 처단을 받아야 할 ‘국사범’이 나라 밖으로 달아나버린 사건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그에게 최종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논리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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