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10월 7일에 ‘북한의 남파간첩으로부터 거액의 공작금을 받아 반체제활동을 한 혐의로 전 민중당 대표 김낙중 등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에 관한 사설을 두 편<안기부는 무얼 했나><적화는 이미 전개되고 있었다>이나 내보냈다.

이번 간첩단은 단순 기밀을 탐지하는 간첩망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정치활동 집단이었다. 그들의 활동은 음지에 숨어서 수군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공공연히 우리의 정계 일각과 공개적인 운동권 일각에 섞여서 주사파 혁명을 고창하고 있었다.

어쨌든 북은 이런 식으로 해서 남한 변혁운동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했고, 각계각층에 외곽그룹과 통일전선을 심으려 했고, 나아가 우리의 대선 때에는 민주연합 정부라는 것을 세우려 했으며, 그 후에는 95년 통일을 위해 점차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와 비합법‧반합법‧합법의 다양한 투쟁 시간표를 짜놓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