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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KAL여객기 공중 폭파 사건'을 북풍에 이용

제1대 대통령선거를 2주 앞둔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KAL)여객기 공중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KAL 소속 858편 보잉 707기였다. 전날 밤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출발해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를 지나 방콕으로 향하던 중 버마의 벵골만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다. 승객은 중동에서 귀국하던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고 한국인 93명과 외국인 2명, 승무원 20명 등 모두 1백1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동아일보는 그 소식을 11월 30일자 1면 머리에 통단기사로 싣고, 2, 10, 11면 등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사건이 더욱 확대일로를 걸은 것은 일본 언론들이 북한의 테러로 보면서부터였다. 동아일보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속보를 매일 1면 머리 등 5개 면에 걸쳐 보도하고 범행을 북한 대남테러로 추정했다. 12월 2일자 2면 사설<테러에 희생된 생명들>은 테러 배후로 북한을 겨냥해 비판했으며, 3월 2면 사설<북한의 초조감>은 아예 명시적으로 북한을 지목했다.

동아일보<테러에 희생된 생명들>(1987.12.2)
그들은 도대체 왜, 무엇때문에 이런 만행을 저질렀을까. 어떻게 해서 하늘을 쳐다보기조차 두려운 인륜을 저버린, 사람되기를 저버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KAL기추락사건은 단순한 비행상의 사고가 아니라 대한항공이 사과문에 밝힌것처럼 불순분자의 계획적인 소행으로 빚어진 공중폭발로 보이며 그 불순분자란 평양의 지령에 의한 조총련계일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자료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북한의 초조감>(1987.12.3)
선거와 올림픽 그리고 우리의 국제적 지위 향상은 북한을 초조하게 만들고 조바심을 갖게 한 나머지 이성을 잃은 과격 행동을 유발시킨 면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열세를 테러리즘과 같은 과격한 방법으로 만회하려고 기도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동독이 보인 것처럼 체제 경쟁에서 오는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 사건의 하이라이트는 범인으로 지목된 하치야 마유미(김현희)의 서울 압송이었다. 전두환 정권은 김현희를 대통령선거 하루 전인 12월 15일 바레인에서 서울로 오게 함으로써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 물론 민정당 후보 노태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이른바 ‘북풍’의 한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