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자 동아일보 1면도 동의대 사건과 학생 시위에 관한 기사 일색이었다. 학생들을 ‘악마’로 만드는 작업과 ‘불쌍한 경찰’‘희생자 경찰’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이 함께 갔다. 같은 날짜 사회면 머리의 상자기사 제목은 <“아빠는 아파서 놀러 못간대요” 부산 참사 경찰 가족 울어버린 ‘어린이날’>한 순직 경찰관의 외아들이 맞이하는 어린이날 스케치 기사였다. 바로 옆에는 <억울한 희생 조화 부수며 통곡 부산 참사자 빈소 동료 유족들 몰려와 학생·당국 원망>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짜 사설<이 참극 다시는 되풀이 말자 ‘반폭력’의 분위기부터 마련해야>에서 “폭력과 좌경, 반문명적 독단과 비인간적 만행을 과감히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을 밝히기도 전에 단죄부터 하는 행위야말로 언론사로서 있을 수 없는 태도 아닌가. 이런 억지는 동아일보가 같은 사설에서 “오늘 같은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질서와 안정의 확립이다”라고 선언하는 인식체계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5월 6일자 <학원폭력-실상과 대책>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회분 제목은 <대학인가 ‘화염병 공장’인가 시위 한 차례에 화염병 3천개 터져>이었다. 동의대생들에게 살인 혐의를 씌울 수 있는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기사도 올랐다. 일부에서는 “살의를 인정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