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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전두환 대통령 만들기'

1980년 8월 15일 광복절 35주년이었다. 대통령은 최규하는 그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했다. 그리고 하루만인 16일 ‘대통령 하야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신민당 총재 김영삼이 8월 13일 총재직을 비롯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신군부의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었다. 동아일보는 8월 15일자 3면에 김영삼의 정계 은퇴 선언에 관한 해설기사<새 정치질서의 재편>를 내보냈다. 그 기사 무기명의 ‘유령기사’였다.

동아일보<새 정치질서의 재편>(1980.8.15 )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구 정계를 이끌어온 ‘3김 씨’가 모두 정계를 떠났다. 이로써 구 정치질서는 전면적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위한 정계 개편이 주목의 초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3김 씨의 퇴장은 그동안 조성되어온 분열과 낭비와 비리의 정치풍토에 일대 개혁을 불가피하게 했다는 데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권은 새로운 가치관에 입각한 새로운 정치 질서를 형성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생략)

8월 16일자 1면 머리에 최규하의 하야 성명을 통단기사로 보도하고 그 의미와 전망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 <앞당긴 과도 종막 새 정치 출발 신호>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는 전두환의 집권을 당연시하는 내용이었다.

동아일보<앞당긴 과도 증막 새 정치 출발 신호>(1980.8.16)
그러나 이와 같은 과도기적 백화방 현상은 5·17 조치와 그에 이어 설치된 국보위의 사회 정화 작업을 계기로 하나하나 정리되는 양상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특히 정치적인 분야에서 혁명적인 모습을 보여 지도세력의 전면 교체라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국보위의 활동을 주도해온 전두환 상임위원자의 급속한 부상은 앞으로의 정국 전개와 관련, 주목을 끌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 만들기’에는 온갖 수단이 동원됐다. ‘전두환 장군 대통령후보 추대’를 위한 각종 관제대회와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원들의 추대 결의대회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또한 수많은 기억과 단체들이 전두환을 지지하는 광고를 신문에 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8월 21일에는 전국지휘관들이 나서 전두환을 국가원수로 추대하자는 결의를 하는가 하면 전 대통령까지 최규하가 ‘전두환지지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