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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국민투표는 만능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7월 28일자 석간 1면에 <국민투표는 만능이 아니다>라는 사설을 실었다가 혹독한 고초를 겪었다.

동아일보<국민의 투표는 만능이 아니다>(1962.7.28)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므로 국민은 언제든지 그리고 마음대로 국민투표의 방법으로 헌법을 ‘개정’할 수가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의 헌법심의위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유력한 의견인 것처럼 보도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국민투표를 이처럼 만능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심히 경솔하고도 위험한 일이라고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다(중략) 우리나라가 지금 분단되어 있다는 것을 망각한데서 나온 무책임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개정이 ‘헌법상의 국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쿠데타세력은 당연히 총선거를 통해 국회를 다시 구성해야 할 것이다. 더욱 섬뜩한 지적은 “헌법을 일축하고 새로이 헌법을 만드는 경우에는, 비록 그것이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는다고 할지라도 유엔의 승인은 그 효력을 상실하고 유엔과의 관련 밑에 지금까지 이 땅에서 이루어 놓은 위대한 사업을 모두 백지로 환원한다는 무서운 이론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라는 대목이다.


이 사설이 나간 이튿날 중앙정보부는 필자 황산덕을 연행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8월 2일 서부지법 부장판사 유태흥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동아일보사 부사장 겸 주필 고재욱과 논설위원 황산덕이 구속되어 마포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반공법 제4조와 특정범죄처벌에 관한 임시특례법 제3조 3항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동아일보사는 8월 6일자 조간 1면에 이 사건에 관한 <해명서>를 ‘사고’로 내보냈다.

동아일보<해명서>(1962.8.6)
지난 7월 28일자 본보 사설<국민투표는 만능이 아니다>로 말미암아 결과적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우선 심심한 유감의 듯을 표하는 바입니다. 문제화된 동 사설은 새 헌법 심의에 전 국민이 성의 있게 또 솔직하게 참여하는 중대한 마당에서 그에 대한 하나의 건설적인 의견 내지는 여론을 반여시키려는 뜻에서 집필 보도된 것임을 여기에 재천명하는 바입니다(생략)

동아일보 사장 최두선은 8월 8일 박정희를 방문하고 구속된 두명에 대한 ‘선처’를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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