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실상 왜곡하고 매도하는 동아일보
1933년 8월 19일 동아일보 석간 2면에는 <이청천 만주에 잠입 / 모종 중대 획책설>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모처 정보에 의하면 작년 9월 아성현방면 일대에 뻗혀 반만반일의 단체를 규합하여 모종의 책동을 계속하던 동아흥성동맹의 중요 간부 이청천은 그 후 관헌의 눈을 피하여 북평 상패등지를 유랑중이던 바 최근에 다시 만주로 들어와 치치하르이에 잠입하여 동지에서 다시 노령으로 나가 모 비밀운동을 하고 있다는데 (중략) 국철 운행의 방해를 감행하려는 계획이 있다 하여 당국은 아연 긴장하여 대경계를 개시하고 있다한다.
이때의 동아일보는 한글은 사용하는 일본제국 신문이었다. 그런데 독립군 이청천 장군의 활약을 일본제국에 대한 파괴 행위로 비난하고 있다. ‘국철 운행 방해’니 ‘모종 책동’이니 하는 표현은 일제에 대한 적대 세력를 비난할 때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동아일보는 이미 일제에 대하여 외반내친(外反內親) 즉 겉으로는 반대하고 안으로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체제 내 비판’의 길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9월 18일 호외를 발행했다. <백주, 경원에 00단 감시 경관 2명 사살 / 승객 가장 도선장에 출현 / 범인3명은 도주>라는 기사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생략) 돌연히 권총을 가진 00단 3명이 승객 비슷하게 차리고 나타나서 마침 감시하고 있던 경관 삼전정춘(25)과 김우선(23) 두 명에게 권총을 발사하고 그만 어디로인지 종적을 감추어버렸는데 전기 순사 2명은 현장에서 절명되었다.(생략)
동아일보는 이 무렵 호외를 자주 발행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두 차례 호외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독립군 동향에 관한 호외 발행은 드문 일이다. 이 호외에 기록된 00단을 독립군으로 보는 근거는 독립군을 통산 00단으로 표현하는 관례가 있었고, 독립군이 아니고서는 일본 순사를 백주에 저격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일본제국에 대한 언론보국(言論報國)의 길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다.
9월 19일 조간2면 머리기사로 <남경 정부와 긴밀 연락 / 조선00당 맹활약 / 편의대 조직, 만주국 교란 획책 / 수령 김구, 천진 잠입설>을 실었다.

[연합 봉천 18일 발] 최근 남의사의 반일만 공작이 돌연 공공연하게 시행되고 있는 터에 이와 동시에 상해에 본부를 둔 조선00당은 최근 남경 정부와 연락을 취하여 조선인으로 편의대를 조직하고 만주국 교란을 기도 중이라 한다. 이 편의대의 수령은 김구로서 (생략)
먼저 이 기사에 나오는 낯선 단어 두 개의 의미를 알아보자. 남의사란 장제스(장개석)를 지도자로 받든 중국 국민당의 특무 기관을 말하고, 편의대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복차림으로 적지에 들어가서 몰래 활동하던 부대를 이르는 말이다. 동아일보가 김구의 활동을 소개한 것은 그를 앞으로 크게 경계하라는 뜻일 것이다. 독립군 거물의 동정을 보도하는 것은 일제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 이유로 총독부 검열당국은 이 기사를 삭제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