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권이 금융실명제를 실행할 것이라는 루머는 취임 전부터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동아일보는 취임 며칠 전 <경제가 뒷전으로 밀린다>라는 사설을 실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갖가지 대선 공약이 이행되기 직전이다. 희망적인 관측이라면 지금쯤 주식값이 올라가야 마땅하다. 금리가 내렸다.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선거의 어수선함, 정권 말기의 어정쩡함이 가시고 앞으로 5년의 이 나라 국정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확실해진 마당에 왜 주가는 이처럼 바닥을 기어야 하는가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정치적 언동은 억제하고 새 정부 차원에서 경기 진작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당위성과 금융실명제에 대한 반발로 인한 경기 침체의 우려라는 이율배반에 대한 해결책은 딱히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