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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방한'으로 '전두환 정권'을 미화하는 동아일보

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5월 3일 4박5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 시기는 광주 학살을 자행한 전두환 정권이 ‘정의사회 구현’을 강조하면서 광주 학살 등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고사하고, 관련자들과 가족들을 탄압할 뿐 아니라 노동자와 학생들을 연행하는가 하면 정권 안보를 위한 간첩·용공 조작을 서슴지 않던 때였다. 그래서 교황의 방한 계획 중 일부가 교회 안팎에 논란을 일으켰다.


동아일보는 5월 4일자 1면 머리에 <교황 광주서 옥외미사 / 불화와 증오에서 화해와 평화로>라는 제목으로 교황이 7만여 신도의 환영 속에 ‘화해를 주제로 한 성인입교 예식 및 미사’를 집전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교황 광주서 옥외미사>(1984.5.4)
“이 미사에서 교황은 ‘개인적 체험이나 근래의 여러 비극으로 말미암아 여러분 마음과 영혼에 아픔을 주는 깊은 상처, 단순히 인간적으로 말한다면 특히 광주 출신 여러분의 경우 극복하기가 너무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례를 통해 여러분에게 화해의 은혜가 내려진 것으로 그 덕은 하느님의 자비의 선물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항쟁을 직접 지칭하는 대신 에둘러 공감을 표시하는 강론이었다.


동아일보의 그 날짜 중점 보도는 청와대에서 가진 교황과 전두환의 회담, ‘남북한 직접 대화’를 촉구하는 등 9개항의 공동발표문이었다. 동아일보는 그 기사를 1,3면에 실은데 이어 2면에 <전 대통령과 교황 공동 발표>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동아일보<전대통령과 교황 공동 발표>(1984.5.4)
공동발표문에서 요한 바오르 2세는 남북한의 이산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의 관심’을 표명하고 이들이 하루속히 재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는 교황이 공산주의 체제의 핍박 속에 신음하는 우리 이산가족들의 재회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고 노력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동아일보의 이와 같은 사설 내용은 광주 항쟁을 총칼로 짓밝은 전두환 정권에게는 흡족할 만했다. 교황의 한국 방문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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