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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박정희의 '치적' 높이 평가하는 동아일보

공화당이 8월 7일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자 동아일보는 8월 8일자 2면에 다시 ‘통단사설’을 올렸다. <헌법 개정과 우리의 견해>라는 사설은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이룬 ‘치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계속 집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아일보<헌법 개정과 우리의 견해>(1969.8.8)
우리는 개헌 문제가 국가의 안전과 활력을 증진시키려는 의도에서 제기되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가중되고 있는 적의 도발을 막고 바야흐로 궤도에 오른 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려는 데 있어 박정희 대통령의 계속 집권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국충정을 결코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엄연한 사실은 지난 8년간 박 대통령은 국방과 건설에 남다른 영도력을 과시하였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으며 국가의 위신과 활력을 내외에 널리 선양하였다는 그의 치적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치 못할 것이며,(생략)

이 사설의 전반부는 박정희에게 바치는 ‘용비어천가’나 다름없다. “가중되는 적의 도발을 막고 바야흐로 궤도에 오른 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려는 데 있어 박정희 대통령의 계속 집권이 필요한 것이라는 우국충정” 등이 그런 대목들이다.


그런데 이 사설은 후반부에 들어서서 독자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보인다. 박정희가 3선 개헌을 하려는 “동기의 순수함과 애국충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본보는 개헌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백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개헌 주장의 동기가 결코 결과와 합치될 수 없으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이것을 서론으로 내세우고 3선 개헌의 부당성을 지적했더라면 독자가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훌륭한 치적’을 쌓은 박정희지만, 3선 개헌은 명백히 헌정질서를 다시 한 번 무너뜨리는 것이고 민주화에 역행하는 일임을 지적하면서 반대 의견을 당당하게 펼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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